2010년 10월 17일 일요일

미니멀ㄹㄹ

 1960년대 후반, 미국의 젊은 작가들이 최소한의 조형수단으로 제작했던 회화나 조각을 가리키는 용어이며 
최소한의 예술이라는 뜻으로, 1965년 영국의 철학자 R.월하임이 처음으로 20세기의 특수한 예술적 동향을 고찰한 논문의 제목으로 사용한 용어이다.
 M. 뒤샹의 기제품의 오브제, A. 라인하트에 의한 모노크롬의 회화 등을 문제 삼아, 의식적으로 이의 미적 가치를 저감시킨 작품 군을 지칭하여 미니멀 아트라 하였다. 그러나 그 후 1968년 7월 뉴욕근대미술관이 개최한 ‘실제의 예술전’에서는, 이 전람회에서 주목받은 작품, 즉 D. 자드, F. 스테라, R.모리스, S. 루이카트, K. 앙드레, D. 플레이빈 등의 작품을 총칭하는 말로 정착되었다.


미니멀 아트는 회화와 조각 등 시각예술 분야에서는 대상의 본질만을 남기고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하는 경향으로 나타났으며, 그 결과 최소한의 색상을 사용해 기하학적인 뼈대만을 표현하는 단순한 형태의 미술작품이 주를 이루었다. 미술이론가이기도 한 도널드 주드(Donald Judd)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음악에서의 미니멀리즘은 1960년대 인기를 끌었던 필립 글래스(Philip Glass)의 단조롭고 반복적인 합주곡처럼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박자에 반복과 조화를 강조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건축 디자인 분야에서도 소재와 구조를 단순화하면서도 효율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타났으며, 루드비히 미스반데어로에(Ludwig Mies van der Rohe), 리차드 풀러(Richard Buckminster Fuller)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여기서 최소한(minimal)이란 일루전의 극소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들은 회화의 감동, 마티에르의 풍부함 내지 자기 표현은 곧 예술이라는 신화를 기본으로 하는 종래의 예술 개념을 거부하는 입장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 명칭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작품은 예술상의 자기표현을 최소한도로 억제하는 것으로, 작품의 색채·형태·구성을 극히 단순화하여 기본적 요소로까지 환원해 간다. 현실공간에 있는 입체작품에서 이 경향의 특징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이를테면 정사각형과 정육면체 등의 단순한 형태에 일정 시스템을 채용, 동일 단위의 반복에 의한 연속체로 회장의 공간 전체를 구성하는 등, 작품의 규모가 크고 극히 모노톤적인 외관을 나타내 보인다. 

 전후의 표현주의적 추상미술의 기반을 형성했던 앙포르멜 미학의 청산이 숨가쁘게 이루어졌고 각종 실험성이 강한 미술들이 대거 등장하게 되었다. 그 가운데 서구 미니멀리즘 미술의 형식과 논리를 변형시킨 1970년대 중반에는 한국 모노크롬 회화도 나타났다.
 추상 표현주의가 초자아를 표현하여 관객에 호소하는 입장을 취했고 팝 아트가 문명 비판적이고 풍자적인 성격을 띠었던 데 반해, 이들은 엄격하고 비개성적이며 소극적인 화면을 구성했다.
 
말레비치의 작품은 캔버스 위에 그려진 것은 모두가 회화가 될 수 있다는 가설에서 출발하며, 뒤샹의 레디 메이드는 어떤 오브제라도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미니멀 아트는 그 개성적인 성격, 극단적인 간결성, 기계적인 엄밀성 등이 장점인 동시에 한계가 되고 있다.

극도로 단순한 형태의 표현과 즉자적· 객관적인 접근을 특징으로 하여 ABC 아트라고도 불리는 미니멀 아트는 러시아의 화가 카지미르 말레비치가 흰색 바탕에 검은색 4각형을 그린 구성(1913)에서 처음으로 나타났던 현대미술의 환원주의적 경향이 절정에 이른 것이다.

미니멀리즘 조각가 도널드 저드, 카를 안드레, 댄 플레빈, 토니 스미스, 앤소니 카로, 솔 레위트, 존 매크래컨, 크레이그 코프먼, 로버트 듀런, 로버트 모리스 등의 프라이머리 스트럭처(최소한의 조형수단으로 제작되는 조각)와 잭 영거먼, 엘스워스 켈리, 프랭크 스텔라, 케니스 놀런드, 알 헬드, 진 데이비스 등의 하드에지 회화(hard-edge painting:기하학적 도형과 선명한 윤곽의 추상회화)는 1950년대 전반을 통해 미국의 전위미술을 지배했던 직관적· 자발적인 행위를 바탕으로 하는 미국의 추상표현주의의 한 부류인 액션 페인팅에 대한 반발로 생겨났다. 액션 페인팅이 너무 개인적이고 비실체적이라고 믿는 미니멀리즘 작가들은 예술작품에는 그 자체 이외의 다른 어떤 것도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주장했다.

평면성을 강조하고 보는 사람의 직접적이고 순수한 시각적 반응을 위해서 회화적 접근보다는 기하학적이고 단순한 형태와 선을 사용했다. 그들은 추상표현주의의 색면 추상화가인 바넷 뉴먼과 애드 라인하르트의 침착하고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하드에지 회화는 평평한 표면에 크고 단순화된 기하학적인 형태, 정확하고 날카로운 윤곽, 밑칠하지 않은 캔버스에 원색을 직접 사용하는 것 등이 특징이다. 그것은 서정적이거나 수학적인 구성도 화가의 개인적 표현이 되기 때문에 거부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기하학적 추상과 구별된다. 하드에지 회화는 간단한 물체의 익명적인 구조이다. 미니멀 조각은 유리섬유나 플라스틱·판금(板金)·알루미늄 등을 원상태 그대로 두거나 그 표면에 원색의 공업용 물감을 고르게 채색한 극도로 단순하고 기하학적인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화가들과 마찬가지로 미니멀 조각가들도 완전히 객관적이며 비표현적인 작품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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